3월 초부터 본가 근처의 국비 학원에 다니기로 결정하고서,
퇴사 전 인수인계 자료 바쁘게 만들고
남았던 연차 끌어모아서 난생처음으로 혼자 여행도 다녀왔다.
첫 여행치곤 참 무모했던(?) 울릉도로의 나의 여행기는..
왜 겨울에 울릉도가 비수기인지 알 수밖에 없었던...
그래도 시간이 많이 흘렀다고 미화가 됐나 보다.
해담길이라고 불리는 산책로가 울릉도 곳곳에 있었다.
공기 좋은 숲길로 된 울릉도의 둘레길이라길래 가볍게만 생각했었는데..
그냥 일반적인 관광지에서 잘 닦인 평지 산책로인 줄만 알았다.
많은 후기를 보고 갔지만,
다른 블로거 분들은 너무 포장을 많이 하셨던 것 같다. 아닌가? 기억이 미화된 건가 그분들도?
경사가 좀 있다고만 봤었지 이렇게 미친 경사로일 줄은 몰랐던 것..ㅎ...
눈이 약간 녹다 만 비탈진 산길 아래로 꺼질듯한 낭떠러지(?), 부족한 안전장치,
산행일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던 무모함...
그랬기에 등산장비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채로
일반 운동화로 근 3시간을 미친 경사를 가진 산길,
그 산길 막바지에는 딱딱~한 시멘트길을 걸어 다녀서 진짜 죽을 뻔했다는..
아, 물론 경치는 진짜 죽여줬다.
경치가 정말 예뻐서 힘들었던 게 다 치유가 된다는 다른 블로거분들의 후기에
어느 정도는 동의하긴 하지만 힘든 건 무진장 힘들었다.
체력이 그지였던 나는 관광지로 올라갔던 것들이 너무 힘들었어서
그 예쁨으로 100% 완전 치유는 어려웠지 싶다.
더구나 나는 다른 분들처럼 렌터카로 돌아다닌 게 아니라서
(비수기 탓에 노선별로) 하루 5회 남짓만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타고
정말 100% 뚜벅이로 다녔어서 더 힘들었을 거다.
(아니면 내가 그러한 경치 같은 것들에 큰 감흥이 없는 스타일이어서 그럴 수도..
그래도 감흥 없는 내게도 이뻐 보였으니까 충분히 가볼 만한 가치는 있다고 본다.)
저동으로 점심 먹으러 간 거였는데, 비수기라서 (지도 앱에는 영업 중 쓰여있었어도)
영업을 안 하시길래 배고파서 그냥 아무 데나 들어갔다.
혼자 식사하기가 정말 만만치 않다.
민망해서가 아니라,
모든 것을 육지에서 들여오는 울릉도 특성상
기름값, 가스값이 어마무시 비싸대서
원래 내 목표는 내수전 ~ 석포길이었는데, 고로쇠 수액 주신 주인분이 내 꼴 보더니 숙소 위치(천부)를 묻고는 그냥 죽암 쪽으로 가는 게 낫겠다고 조언해 주셨다.
라면 하나 끓여서 맥주 한 캔과 함께 먹고는 곯아떨어진 첫날이었다..
울릉도에서의 둘째 날,
아침 일찍 귀가하신 사장님의 추천으로
원래 가려던 예림원을 포기하고 관음도로 향했다.
관음도 근처 괭이갈매기가 떼로 모여 울어대는데 굉장히 장관(?)이었다.
동영상 찍었는데 용량 크다고 안 올라가네ㅠ
이렇게 배 위에서의 일몰을 끝으로 포항, 울릉도로 간 내 첫 여행은 마무리되었다.
포항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KTX를 타고 역에 내렸더니만, 택시가 없네....???
결국 집에서 자고 있던 아부지 호출..ㅠㅠㅎㅎㅎㅎ
그 덕에 집에 도착하니까 새벽 1시에 가까워졌었다...
그래도 재밌는 여행이었다!
미화된 거 확실한 거 같다. 또 가고 싶은 거 보면.